기도 외에는

마가복음 9:14-29

김상윤목사

제자들은 한때 예수님의 명을 받아 더러운 귀신을 쫓아내면 모든 병을 고치는 권능을 행사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귀신에게 사로잡힌 아이를 고쳐달라는 한 아버지의 간청을 들어줄 수 없었습니다. 우리가 과거에 주님의 은혜를 크게 받았고, 또 열심히 헌신하는 삶을 살았다고 하더라도, 오늘 우리의 모습은 냉랭하고 무기력할 수 있습니다. 과거 은혜와 헌신의 경험을 기억한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오늘 우리가 믿음으로 승리하는 삶을 살 수는 없습니다. 언젠가부터 우리 믿음이 약해지고 마음이 냉담해져 버릴 수 있습니다. 귀신들린 아이를 고칠 수 없는 제자들의 모습이나, 귀신들려 고통받는 아이를 보면서 마냥 낙심하고 절망적인 아버지의 모습이 우리의 모습과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무능력한 제자들과 절망 중에 빠진 아버지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한 때 놀라운 부흥을 경험하여 생명과 능력이 넘쳤으나, 현재 무기력하고 약해져가는 한국 교회를 보게 됩니다. 절망 중에 있는 부모에게 악한 영에 매여 있는 아이를 데려 오라고 우리 주님 말씀하십니다. 무기력한 우리들을 향하여 주님은 절망적인 우리 현실을 주께 고하라고 명하십니다.

장로교회가 귀신론 이단에 대한 반발로 소흘하게 다룬 악한 영의 문제를 오늘 본문은 정면으로 다룹니다. 우리 삶의 모든 문제들에 악한 영의 역사가 개입된 것은 아니지만, 장로교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더 많은 심각한 삶의 문제 배후에 악한 영의 장난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도시 뒷골목의 쓰레기 더미나 시궁창에 쥐들이 들끓는 것처럼, 깊이 상처받거나, 죄로 더러워진 인간의 마음은 악한 영의 놀이터가 되기 일쑤입니다. 내면의 상처와 죄악의 냄새를 풍기는 곳을, 마귀는 그냥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에게서 악한 모습이 나올 때, 그 사람이나 그 사람에 대해 판단하는 우리 생각의 뒤에, 그 사람을 미워하고 싫어하도록 속삭이는 악한 영이 있지는 경계해야 합니다. 지나치게 부정적인 감정이나 언어, 극단적인 생각과 판단이 우리를 사로잡고 있다면, 악한 영이 우리 마음에서 장난을 치고 있는 것입니다. 악한 영은 인간 관계를 망치고 믿음을 빼앗아갑니다.

믿음을 잃어버린 우리들은 주님의 말씀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히 하지 못할 일이 없느니라”(23절). 아이의 아버지가 소리질러 간구했던 것처럼 “내가 믿나이다 나의 믿음 없는 것을 도와 주소서” 우리의 상식과 경험으로, 인간적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영적인 돌파구가 필요합니다. 기도 외에는 해결책이 없습니다. 기도로 믿음이 회복되어야 합니다. 함께 사순절 전교인 특별새벽기도를 통해, 주께서 결박을 푸시고, 막힌 것을 여시고, 문제를 해결하는 기적을 경험합시다.